금실이 좋은 노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들이 몹시도 가난했던 젊은 시절 그들의 식사는 늘 한 조각 빵을 나누어 먹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자 그들은 결혼 40주년을 맞아 금혼식을 하게 되었답니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 부부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손님들이 돌아간 후 부부는 늦은 시간 간단히 저녁을 먹기 위해 식탁에 마주 앉았습니다. 그들 노 부부는 구운 빵 한 조각에 잼을 발라 나누어 먹었습니다. 

‘ 빵 한 조각을 앞에 두고 마주앉으니 가난했던 옛날 생각이 나는구료.. ’ 할아버지가 말하자 할머니 역시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듯 고개를 끄덕이며 잔잔한 미소로 화답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지난 40년 동안 늘 그래왔듯이 할머니에게 빵의 제일 끝부분을 잘라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할머니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는 것입니다. ‘ 당신은 오늘 같은 날에도 내게 두꺼운 빵 껍질을 주는 군요. 40년을 함께 살아오는 동안 난 날마다 당신이 내미는 빵 부스러기를 먹어 왔어요. 그것이 늘 불만이었지만 섭섭한 마음을 애써 참아 왔는데 오늘같이 특별한 날에도 당신이 이럴 줄은 몰랐어요.’ 할머니는 너무 섭섭하다는 듯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할아버지는 몹시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할머니가 울음을 그친 뒤에야 할아버지는 더듬더듬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 당신이 진작 이야기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난 당신이 그런 마음으로 빵 끝부분을 받아 먹는 줄 몰랐소. 하지만 여보... 바삭바삭한 빵 끄트머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소... ’

나의 배려가 때론 타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사랑한다면 일방적인 사랑보다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