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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건강하고 행복한 성현교회

나이지리아 이재혁선교사님 편지

  • 임은섭
  • 조회 : 997
  • 2019.09.01 오후 03:29

Back to Nigeria
프로파일 나이지리아 2019. 8. 16. 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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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기도

서울을 떠난지 24시간 만에 14개 가방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나왔습니다.

카트에 4개에 나눠 싣고 하나씩 밀고 나갑니다. 역시나 세관 검색실로 안내합니다. 긴 철재 테이블이 놓여 있는 방입니다. 세명의 세관원 앞에 섰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물건이 들었는지 질문합니다. ‘이 사람 의사래’ 하며 검사원이 한 명 더 붙었습니다. ‘어 그래?’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가방 하나를 지목합니다. 옷, 신발, 책, 과자가 나왔습니다. 한 분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이 가방들 안에 음식도 있고 문제 삼을 것이 많은 걸 알아. 그러니까, 나에게 뭘 줄 거지?”

이럴 때 정중하게 말하면 웃으며 보내주는 대답이 있습니다.

“저는 선교사입니다. 당신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근데 분위기가 싸해지며 얼굴색이 변합니다.

“기도는 누구든 할 수 있어. 뭘 줄 수 있냐니까?”

순간 심호흡 하며 지혜를 구했습니다.

“저의 기도는 특별합니다.”

이건 뭐지? 하는 뜨아한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나이지리아에서 10년을 지낸 선교사입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한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이제야 허허 웃으며 가라고 합니다.

부서진 현관 손잡이

다시 5시간 차를 타고 조스에 도착했습니다. 부서진 현관 손잡이가 가장 먼저 반깁니다.

집을 관리하던 P가 어제 발견했답니다. 고정 나사가 헐거워진 손잡이가 덜렁거린 채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없어진 물건이 있는지 찾아보라고 합니다. 놀란 마음에 짐도 풀지 못하고 집안 구석구석 뛰어다녔습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입니다. 이상합니다. 뒤진 흔적도 없습니다.

훔쳐 간 것이 없어 다행이지만 말짱한 문은 더 큰일입니다. 강철 문에 긁힌 자국도 없이 자물쇠를 열 수 있는 프로라고 생각하니 겁이 납니다. 개도 짖지 않았습니다. 집과 개를 잘 아는 지인 중에 범인이 있다는 말입니다. 도둑이 다시 오면 어떻하나? 집 담장을 가시 철조망으로 더 둘러야 하나?

고참 선교사 R이 와서 현관문을 체크했습니다. 상상도 못해본 설명을 들려줍니다.

“아무도 이렇게 문을 열 수는 없어. 의도적으로 만든 거야. 집을 지키던 P가 와보니 문이 열려 있었던 거지. 실수로 잠그지 않고 간 걸 기억했고. 혹시라도 그 사이 없어진 것이 있으면 자기 책임이니까 걱정이 됐겠지. 그래서 차라리 현관 손잡이를 헐겁게 해 놓고 부서져 있었다고 한 것 같아.”

여러 정황상 가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P의 거짓말이라고 해도 기분 나쁘기 보다는 마음이 아픕니다. 얼마나 책임지는 것이 무서웠으면 그랬을까요? 가난은 이런 슬픈 거짓말도 하게 만듭니다.

은혜의 보좌 앞에

10년 경험에서 나오는 임기응변에 거짓말을 안타까워하는 마음까지 이렇게 쭉 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다음의 글을 만났습니다.

사탄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게 계발된 인격이다

하나님께 가까이, 아브라함 카이퍼

아직 멀었습니다. 나이지리아 일상을 시작하는 아침, 말씀 앞에 엎드립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

히브리서 4:16

[출처] Back to Nigeria|작성자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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