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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건강하고 행복한 성현교회

나이지리아 이재혁선교사님 편지

  • 임은섭
  • 조회 : 1061
  • 2019.09.01 오후 03:33

브니엘
프로파일 나이지리아 2019. 8.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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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로 들어가 5년 동안 열심히 일한 의료 선교사가 있었습니다. 병원을 세우고, 운영 체계도 만들고, 교육도 시켰습니다. 하지만, 떠나고 나니 바로 다 무너졌습니다. 나이지리아에 다시는 오지 않기로 작정하였습니다. 그렇게 애쓰던 사역이 황폐해진 모습을 보면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Term을 시작하며 업무와 역할을 그려봅니다. 세 분야로 나누어집니다. 병원, 정수, 가정입니다.

1/3 빙햄병원

지난 토요일, 한 선교사가 응급실로 왔습니다. 한입 물은 딱딱한 닭고기가 식도에 걸렸습니다. 침도 못 삼킨지 19시간입니다. 수술실에 걸려있는 9개 내시경은 모두 망가져 있습니다. 빙햄병원 내과 Dr. D에게 급한 부탁을 했습니다. 고맙게도 Dr. D는 주말 일정을 취소하고 개인 내시경을 들고 달려왔습니다. 막고 있는 닭고기를 밀어내어 해결됐습니다. 집에 돌아와 한 숨 놓고 있는데 수술방에서 도와 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이틀 전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는 십이지장이 터져 있었습니다.

의과 대학에서는 세 번의 강의와 네 번의 시험감독이 지나갔습니다. 젊은 의사들의 해외 연수를 돕기 위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3 정수

SIM 프로젝트 매니저와 지난 일년 오존 정수사역을 평가했습니다. 사역 초기부터 관심 갖고 캠프와 사람들을 연결해 주신 분입니다. 하지만 정수기 가격을 듣더니 차라리 그 돈으로 우물 만들어 주라는 조언을 하셨었습니다. 함께 난민캠프 C(150명, 사용기간 12개월)와 B(97명, 9개월) 그리고 고아원 K(50명, 10개월)를 방문했습니다. 우기여서 태양열 시스템 유지 걱정이 있었는데 잘 작동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아픈 아이들이 줄었다는 피드백입니다.

“가까운 병원에 가보면 저희가 지불한 병원비가 적혀 있습니다. 50만원(작년) vs. 2만원(올해) 입니다. 상비약을 좀처럼 쓸 일이 없습니다. 학교일, 농사일, 캠프관리 등으로 바쁜 일정 중 병원에 아이들을 데려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 또한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C 캠프)

“이제는 아이들이 물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서 다른 물은 마시지 않습니다. 저녁에도 물이 떨어지면 정수해 달라고 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집에서 마실 물을 싸갑니다.” (B 캠프)

1/3 가정

한국에 다녀온 중학생 산하는 부루마블과 런닝맨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고등학생 산지는 채팅과 스카이캐슬에 꽂혔습니다. 집과 학교 외엔 갈 곳이 없는 심심한 조스입니다.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기 쉽습니다. 대학 갈 생각하면 까마득한데 방에서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면 속이 탑니다. 열띤 가족 토론 끝에 스케줄 동의안이 나왔습니다. 숙제와 공부 다하고 런닝맨 보기, 채팅은 30분 이내로 거실에서, 게임은 주말에 공부 후 2시간 등입니다.

전에는 나이지리아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산지 산하가 이번에는 한국에 좀더 있고 싶다’ 라고 하더군요. ^^ 그만큼 컸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도 함께 자라가는 아이들은 새로운 길로 들어섰습니다. ‘자아’나의 하나님’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그 여정이 외롭지 않도록 더 듣는 대화를 노력합니다. 조심스러운 질문을 합니다. 싫어도 앉아 부루마블 주사위를 던져야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희망은 어디에

“아침에, 보니, 레아였다"

한 주석가는 이 구절에 대해 "이는 에덴동산 이후로 인류가 경험해 온 환멸의 축소판이다"라고 주해했다. 이 말은 무슨 뜻인가? 우리 희망을 어디에 걸든지 아침에 보면 라헬이 아니라 늘 레아라는 뜻이다.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선교사 이야기가 남의 말 같지 않습니다. 내가 쫓고 있는 희망은 무엇인지 돌아봅니다. 어쩌면 세 개중 하나만 걸려도 다행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신 희망은 자립하는 선교병원이 아닙니다. 정수 기술이 아닙니다. 자녀의 좋은 대학도 아닙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많은 수고가 지나가고 아침이 되었을 때, 레아도 라헬도 아닌 하나님의 얼굴 ‘브니엘’로 만족하길 원합니다.

[출처] 브니엘|작성자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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