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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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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이재혁선교사님 편지

  • 임은섭
  • 조회 : 485
  • 2021.04.16 오후 05:20

코로나 백신
프로파일 나이지리아 2021. 3. 3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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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백신

3월 2일 나이지리아에 코백스를 통한 첫 백신이 들어왔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4백만 분량입니다. 나이지리아 2억인구의 2%입니다. 상원의원 접종을 시작한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친구 케냐 선교사님은 병원에서 맞았답니다. 나는 안되겠지 하며 부러워했습니다.

25일 아침 눈을 의심했습니다. 빙햄병원에서 백신을 접종한다는 공지가 떴습니다. 병원과 대학의 학생, 직원, 가족을 위한 백신 1,000개가 왔습니다. 나이지리아 의료진과 가족들이 우선인데 저까지 순서가 올까 싶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문의하고 다음날 접종을 받았습니다. 아내도 허락되어 함께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백신 부스가 너무 한가합니다. 몰려든 사람들로 기다릴 줄 알았는데 그냥 바로 접종을 받습니다.

누구나

접종 3일째, 이유를 알았습니다. 많은 직원들이 접종에 무관심하거나 거부합니다. 백신이 남아돕니다. 하루 200개를 준비해 오는데 첫째 날은 90개, 둘째 날은 99개가 남아 도로 가져갔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정부관계자들도 힘이 빠집니다. 어차피 남는 백신, 병원 외부사람들에게 접종하기 시작했습니다. 고위험군인 선교사들이 있다고 하니 데려 오랍니다. 급히 연락해 혜택 받도록 하였습니다. 그러고도 101개가 남았습니다.

접종 4일째, 이제는 정말 누구나 오랍니다. 선교사건 현지인이건 오기만 하면 공짜 백신을 줍니다. 젊은 선교사들도 오고 아는 현지인의 연로하신 아버지도 받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한가합니다. 병원장님께 건의 드려 직원들 접종을 독려했습니다.

접종 5일째, 그래도 마지막 날이라고 10명쯤 대기 줄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보다는 소문 듣고 온 외부인들입니다. 함께 일하는 외래 간호사도 접종하지 않았습니다. 부작용으로 죽고 싶지 않답니다. 백신이 자녀를 갖지 못하게 한다는 말도 합니다.

병원을 위한 배려로 하루 더 접종을 시행했습니다. 총 6일간 1,000개의 백신 중 632개가 사용되었습니다. 그 중 빙햄병원 직원은 133명입니다. 전체가 511명이니까 26% 접종률입니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엉겁결에 백신 받은 선교사들은 상상도 못한 기적 같은 선물이라며 기뻐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귀국도 못하고 장기 체류중인 선교사들과 고위험군에 속한 선교사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백신을 거부한 직원들을 바라보는 저의 마음은 착잡합니다.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대부분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도 바쁜 하루를 살아갑니다. 보이는 문제가 버거운 이들에게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는 사치입니다. 좋던 나쁘던 백신 고민까지 더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미 여러 방향으로 신뢰가 무너진 세상의 뉴스는 좋은 핑계를 제공해 줍니다.

참 다르게 생각하고 받아들입니다. 현지인들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분들 마음 속에 무엇이 있는 것일까요? 제가 안다고 생각했던 우상은 무엇이었을까요? 당혹스러운 시간을 지나 기도의 자리로 나아갑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까지 두레박을 내리실 수 있네. 동시에 그분이 계속 우리의 우상을 부수어 주셔야 해. 우리가 지어내는 그분에 관한 관념을 그분이 자비로 모조리 깨뜨려 주셔야 한다네.

기도의 가장 복된 결과는 기도를 마치고 일어날 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네. “여태 미처 몰랐구나. 꿈에도 몰랐구나….”

개인기도, C.S.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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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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