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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가 중요할까, 사회적 신뢰가 중요할까?(퍼온 글입니다.)


* 기독교출판사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요한목사의 페이스북 글입니다. 

  공예배와 소그룹 모임이 중단되는 상황에서 여러가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옮겨봅니다.

  혹시 관리자의 게시판 관리기준에 어긋난 내용이라면 삭제하셔도 됩니당~~^^;

  

[예배가 중요할까, 사회적 신뢰가 중요할까?]

1. 위 질문은 지금 한국 개신교회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요약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답할 수 없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2. 제가 신학교에 다니던 30년 전에 채플 시간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유럽 교회에 가보면 큰 예배당에 노인들 몇이 듬성듬성 앉아서 힘없이 예배를 드린다는 말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당시 1천만 신자를 자랑하던 한국 개신교는 계속 승승장구할 것처럼 말하곤 했습니다.

3.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를 보면 어떻습니까? 어느 순간 한국교회도 꽤 많이 고령화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아직은 주일 예배에 많이 모이는 편이지만 그러나 회중의 평균 연령이 부쩍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4. 지금 한국 개신교회를 추동하는 두 가지 대표적 현상을 말하라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나안(안나가) 신자의 급증.
둘째, 출석 신자의 고령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5. 사실 이 두 가지 현상보다 한국 개신교가 처한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개신교에 대한 피로도가 우리 사회에서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좋게 말해서 '피로도'지 솔직하게 표현하면 개신교에 대한 반감, 더 나아가 혐오감이 아주 만연해 있습니다.

6. 특히 한국 사회의 비판적 지식인 그룹과, 젊은 세대에서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아주 높습니다.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높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개신교인들의 신앙과 삶의 불일치입니다(이 문제는 오래된 문제이기도 하지요).
둘째, 개신교가 공공성을 상실한, 사사화된 종교로 기능하고 있는 것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현재 한국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는 크게 저하되어 있습니다.

7. 종교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영성이나 신학 혹은 예전과 같은 종교 내부의 자산 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라는 외부의 자신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어느 종교가 그 사회에서 사회적 신뢰를 상실하게 되면 그 종교는 당장에는 선교의 문이 막힐 것이고, 거 길게는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될 것입니다.

8. 일례로, 이번에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준 신천지의 경우 사회적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기에 앞으로 포교와 존립 문제가 심각한 과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9. 특정 종교가 사회적 신뢰도를 획득-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공성'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즉 특정 종교가 한 사회 안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유익한 종교로서 기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종교가 사회의 안녕과 질서 유지에 기여해야 합니다.

10. 금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톨릭과 불교는 미사와 법회 중지라는 유례 없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반면 개신교의 경우 교단 차원에서 예배 중지를 강제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대형교회의 약 66% 정도가 주일 예배를 강행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11. 여기서 문제는, 만약 개신교의 대형 교회들이 주일 예배를 강행했다가 행여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사태라도 발생한다면, 안 그래도 바닥을 치는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도는 더더욱 추락할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개신교 내부의 이익을 위해서 사회 전체의 안녕을 배신하고 위협했기 때문입니다.

12. 어느 대형 교회는 주일 예배를 강행하는 대신 10억의 헌금을 대구에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뉴스도 보았습니다. 일견 굉장한 조치 같아 보이지만 사실 꼼수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수십 만이 모인다는 그 대형 교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람들이 나올 경우 그로 인해 지불해야 할 사회적 대가는 고작 10억 정도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13. 많은 목회자들이 주일 예배를 강행하는 이유를, 하나님에 대한 참된 신앙에 둡니다. 저도 같은 목사로서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혹자는 이런 표현도 씁니다. "한국 개신교회는 예배에 목숨을 건 교회다"라고요.
예배에 목숨을 걸었다니 얼마나 숭고하고 아름다운 신앙입니까!

14. 그런데 순간, '예배에 목숨을 걸었다'는 구호를 누가 썼었지?를 생각해봤습니다.
제 아둔한 기억으로는 아마 1990년대에 성폭력으로 유명한 전병욱 씨가 사용한 구호가 아닌가 합니다. 당시 그가 사역하던 교회는 그야말로 예배에 목숨을 건 청년들로 와글와글했지요.
하지만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그는 지독한 성 중독자로서 수많은 여성들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준 범죄자였습니다.
아무리 주일 예배에 목숨을 걸면 무엇하겠습니까?
삶의 예배가 빠진, 주일 예배에 목숨을 거는 신앙은 그리 칭송할만한 것이 못됩니다.

15. 대형교회들이 주일 예배를 강행하겠다고 하니, 일반 언론이나 또는 개신교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헌금' 이야기를 가지고 비판을 합니다. 즉 교회가 주일 헌금을 포기 못해서 예배를 강행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저는 이런 비판은 과도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 외부에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일 것입니다. 왜나하면 이 모든 비난이 교회를 향한 사회적 신뢰도와 관계되기 때문입니다.

16. 저 개인적으로는, 교회가 주일에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혹시라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만이 진짜 예배라는 생각 때문은 아닌가 하는 추론도 살짝 해보았습니다.

17. 혹시라도 그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는 신약성경에 나오는 고린도교회의 예를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린도 교회의 경우 가령 글로에, 에라스도, 소스데네 같은 사람들의 집에서 평상시 8-10명 정도가 모여 주일 예배를 드렸으며, 이들 개별 교회들이 이따금씩 가이오라는 부자 집에 모여 최대 50명 정도가 예배를 드리는 구조였을 것이라는 것이 현재 학계의 대략적인 추정입니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당시 자기 집을 예배처소로 제공할 수 있는 몇몇) 사람들 중에 목사는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즉 일반 신자들끼리 모여서 주일 예배를 드렸지만 그 모든 것이 교회의 예배로서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렇게 볼 때, 오늘날 우리가 꼭 목사가 주관하는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신도들이 운집한 예배를 고집할 이유는 사라집니다.

18.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당분간 대형 예배나 집회를 중지할 필요는 또 있습니다. 전언에 의하면 신천지 멤버들이 기성 교회의 주일 예배에 침투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개신교회들로서는 최대한 위험 요인을 제거할 필요는 있습니다. 만약 위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신천지 신자들에 의해 감염된 여부와 상관없이 결국 사회적 비난은 개신교회들이 받게 될 것입니다.

19.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한국 개신교에 첫 번째로 필요한 것이 '주일 공 예배'일까요, 아니면 사회적 신뢰일까요?
여전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주일 공 예배는 소규모 혹은 가정 단위로 대체할 수 있지만, 만약 이번에도 사회적 신뢰도에 흠집이 날 경우 한국 개신교의 미래는 더욱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만약 한국 개신교회가 계속해서 사회적 신뢰도를 상실할 경우 조만간, 저희가 30년 전에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대로, 70-80세 이상의 노인들 몇몇이 듬성듬성 앉아서 예배를 드리는 그런 형태의 교회 모습이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20. 지금 한국교회는 '주일 예배를 사수'하느냐, 혹은 포기하느냐의 갈림길에 선 것이 아닙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당장의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주일 예배를 드리고 사회적 신뢰를 포기할 것이냐, 아니면 당장에는 주일 예배의 형태를 바꾸더라도 사회적 신뢰를 보전하여 지속 가능한 선교와 주일 예배를 확보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교회 리더십들과 구성원의 현명한 판단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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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배가 중요할까, 사회적 신뢰가 중요할까?(퍼온 글입니다.)
  • 2020-02-28
  • 최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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