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후 수질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상한 대로 세균이 많아 마실 수 없는 물입니다. 태양열 시스템과 오존 정수기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사용하지 못한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정수를 하니 물이 붉은 색으로 변해 무서워 먹지 못했답니다. 또한 무슨 이유인지 태양열 배터리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확인을 위해 물 네 통을 차에 실었습니다. 오존 정수기와 배터리도 집으로 가져와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오존 정수 후 붉은색 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물물과 시추공물의 차이가 있습니다. 우물물에서는 침전이 생기며 다음날 물색이 호전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추공물은 침전 없이 붉은색 그대로입니다. 관찰 내용을 정수 전문가이신 박교수님과 상의하였습니다. 결론은 이곳 물에 금속이 많다는 것입니다. 우물물을 오존으로 침전시킨 후 먹어야 그나마 안전 합니다. 침전 없이 변색 반응을 보이는 시추공물은 중금속 검사가 필요합니다. 그러고 보니 고아원 주변이 유명한 광산이었습니다. 마실 물 만드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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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오존정수기 가져다 놓으면 되겠다 하고 시작했습니다. 이 아이디어에 40$(운송비) + 100$(태양열시스템) + 90$(물검사) + 60$(물통) + 10$(상자)가 붙으며 600$ 짜리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중금속 검사와 침전 물통의 필요로 200$이 추가되었습니다. 어디까지 비용이 늘어날지 지속할 수 있을지 부담입니다. 이제는 중금속에 필터까지 생각해야하는 상황이 답답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발견하는 자신이 있습니다. 잘 모르니까 문제가 너무 크니까 그만 두고 싶은 충동이 있습니다. 오늘 먹을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정수기는 먼나라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병원 울타리안에서 할 일도 많습니다. 그럴 때, 누워있던 아이들을 외면하고 발걸음 옮기던 모습이 떠오르며 부끄러워집니다. 그 중에는 분명히 물 때문에 아팠던 아이가 있었을 겁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선한 사마리아인 보다는 지나가는 레위인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은혜로 사랑 없는 자신을 슬퍼하며 되돌아온 레위인이 되었습니다. 다시 지나치지 않을 용기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