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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건강하고 행복한 성현교회

나이지리아 이재혁선교사님 편지

  • 임은섭
  • 조회 : 1018
  • 2019.12.04 오전 09:53

가장 분명한 것, 가장 중요한 것
프로파일 나이지리아 2019. 9. 1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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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분명한 것

상처에서 고름이 나옵니다. 이틀 전 담당 레지던트 V에게 소독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거즈와 테입이 똑같습니다. 확 열 받습니다. ‘내가 하고 말자’

그러다 한숨을 쉽니다. 그래도 가르쳐야지’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V와 함께 일하는 것이 감정의 소모를 꽤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거 하나만 해도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핸드폰을 들었습니다. 8시 15분인데 병원에 오는 중입니다. 한 시간이 지나 수술실에 나타났습니다. 바로 할 수 있다고 해서 소독이 시작되었습니다. 베타딘(빨간약)이 없답니다. 옆 남자 병동에도 없습니다. 보호자가 밖에서 사오도록 시킨 답니다.

빙햄병원에는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아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수술 중 나가는 전기, 물이 나오지 않는 처치실, 모니터 없는 중환자실, 전달되지 않는 지시사항, 어디 있는지 모르는 당직 의사, 그러고 보면 빨간약의 부재 정도는 애교입니다.

날갯짓하는 기계

우리는 어떤 기억을 떠올릴 때 가장 분명한 것을 찾으려다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곤 한다. 새의 날개짓은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비행의 원리는 아니다. 원리는 날개 모양과 위아래로 가해지는 공기의 압력 차에 있다. 하늘을 날고 싶었던 인류는 초기 노력에서 가장 분명한 것에 치중하다가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한 결과, 날갯짓하는 기계를 개발했다.

철학자와 늑대, 마크 롤랜즈

Reuben J. Spaulding's Flying Machine.

Credit: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Smithsonian Institution, Archives Reference No.: 74-741

선교지 병원의 필요는 끝이 없습니다. 건물, 장비, 환자, 의료진, 의과대학… 그러다 정작 중요한 것에 낯설어집니다. 말씀으로 세워진 사람, 생명을 존중하는 관계, 사랑으로 치료하는 의술, 진리에 순종하는 공간을 창조하는 교육, 죄악 중에 십자가 기억하기 등입니다.

한국 기독 병원들의 비전은 크게 둘로 요약됩니다. 탁월한 의술과 하나님 사랑. 나이지리아도 비슷하지만 전제가 다릅니다. 전기와 물 없이도 탁월한 의술, 부정 부패와 치안 불안정 속의 하나님 사랑입니다. 이런 상황속에 맞는 날개를 찾습니다. 시대의 바람을 가르며 차이를 만드는 날개가 펼쳐진다면 떠오를 것입니다.

‘가장 분명한 것 앞에서 중요한 것 놓치지 않기’ 저의 간절한 기도 제목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

성경공부, 날고 싶은 소망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만들 수 있는 차이를 생각합니다. 분명한 벽 너머의 더 중요한 부르심을 기억합니다. 희미한 14W 전구로는 부족해 핸드폰 빛에 성경을 읽습니다. 레지던트 M, I 그리고 인턴 J, 세명과 시작했습니다. 레지던트 W이 중간에 왔습니다. 피곤해서 자던 Chief 레지던트 B는 막판에 합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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