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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건강하고 행복한 성현교회

나이지리아 이재혁선교사님 편지

  • 임은섭
  • 조회 : 934
  • 2020.02.05 오후 03:38

복강경 담낭 절제술
프로파일 나이지리아 2020. 1. 30. 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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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 N이 전원 되어 왔습니다. 37세 남자, 한달 만에 재발한 결석에 의한 급성 담낭염입니다. 복강경 수술이 최선인데 기구를 아는 수술방 수간호사가 아들 결혼 관계로 휴가 중입니다. 항생제를 시작했습니다. 여차하면 개복 수술입니다. 다행히 5일간의 입원치료로 회복되었습니다.

3주후 외래에서 만났습니다. 수술 일정을 잡았습니다. 염증과 유착 정도에 따라 수술이 어려워질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여기에 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을 나눕니다. 가장 큰 걱정은 전기가 나가는 것입니다. 비상용 병원 발전기까지 멈추면 대책이 없습니다. 제 잘못도 아닌데 설명하다 미안해서 쩔쩔맵니다.

수술 전날

복강경 기계 점검을 부탁한 수간호사가 OK 사인을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1년 6개월전 전기 소작기 고장으로 중단된 후 사용한 기억이 없습니다. 성공적인 마지막 수술이 맹장 제거술인데 4년전입니다. 장비 작동 여부와 함께 수술자도 문제입니다. 너무 오랜만입니다. 만에 하나 실수할 까봐 마음이 무겁습니다. 유튜브와 책를 통해 담낭절제술기를 복습합니다. 환자가 안 왔으면 좋겠다는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수술 날

제일 먼저 창고 먼지를 뚫고 여분의 기구들을 챙깁니다. 수술 중 어떤 장비가 멈출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수술실에 실습 학생들이 바글바글합니다. 흔치 않은 복강경 수술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많습니다.

마취를 하고 수술포를 덮고 시작합니다. 하나하나 세팅해 나갑니다. 소작기 -> 작동, 흡입기 -> 작동, 세척기 -> 작동, 가스 -> 작동, 복강경 라이트 -> 작동. 그 와중에 전기가 나갑니다. 깜깜한 수술방에서 ‘주여’ 기도합니다.

전기가 다시 들어오고 오늘은 드디어 되는구나 했는데…. 카메라에서 막혔습니다. 너무 번져 보입니다. 짙은 안개 속 같은 영상입니다. 아무리 닦아내고 케이블을 재연결해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장비 확인만 한 시간, 개복 수술로 전환했습니다.

워낙 유착과 염증이 심해 조심해야 했습니다. 두 시간을 낑낑대고 나서야 겨우 절제한 담낭을 손에 쥐었습니다. 뚱뚱한 담낭안에서 셀 수도 없는 돌들이 쏟아져 나오자 다들 탄성을 질렀습니다. 제 수준을 아는 수간호사가 빨리 개복하기 잘했다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카메라 빼고 다른 장비가 다 작동한 것도 드문 일이라고 축하(?)해 드렸습니다.

항상 가능한 것

진정한 의미에서 질환은 음성을 들려주는 사건이다. 그것은 인생의 스승이다. 질환의 때에 치유와 회복을 구하는 것은 정상적이며 매우 중요하다. 지혜를 구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 "나는 질병으로부터 회복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질병으로 인해 점점 지혜로워지고 있다." 완전한 회복은 항상 가능하지 않지만 지혜를 얻는 것은 거의 항상 가능하다.

전인치유, 다니엘 E. 파운틴

선교지의 상황은 어려운 질병 같기도 합니다. 그것을 자신의 몸에 받아들이고 치유를 시도하는 사람이 선교사입니다. 그러다 질병의 무게에 깔려 신음하기 일쑤입니다. 여기서 지혜가 중요합니다. 우리의 부르심은 회복되지 않아도 같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빙행병원 수술팀

다시 시도하기, 솔직한 한계 나누기, 되어진 것에 감사하기, 이 모든 과정에 현지인과 함께 하기. 분명히 지혜를 얻는 것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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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 이재혁선교사님 편지
  •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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